4화. 피로 물든 손, 검은 맹세 (Blood-Stained Hands, A Black Oath)

무길은 마을 어귀에 섰다.
Mugil stood at the entrance of the village.

십 년 전, 불길 속에서 모든 걸 잃은 그곳이었다.
It was the place where he lost everything in flames ten years ago.

그러나 이번엔, 두려움 대신 차가운 결의가 그의 눈에 서렸다.
But this time, cold determination gleamed in his eyes instead of fear.

"무길아, 기억하거라. 네 칼은 정의가 아니다. 복수다."
"Mugil, remember. Your blade is not for justice. It's for vengeance."

칠성의 말이 가슴에 맺혀 있었다.
Chilseong's words were etched in his heart.

그는 마을 중심에 위치한 관가로 향했다.
He headed toward the district office at the heart of the village.

그곳에는, 무길의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자—이도현이 있었다.
There was Lee Dohyeon—the man who drove Mugil's family to death.

지금 그는 마을을 장악한 부패한 수령이 되어 있었다.
Now he was a corrupt governor who ruled the village.

무길은 관가의 담장을 타고 조용히 안으로 스며들었다.
Mugil silently climbed over the district wall and slipped inside.

칠성에게 배운 대로, 숨소리를 죽이고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Just as Chilseong had taught him, he silenced his breath and moved like a shadow.

방 하나, 방 둘... 밤의 시간은 무길 편이었다.
Room by room... the night was on Mugil's side.

마침내 그는 이도현의 방 앞에 섰다.
At last, he stood in front of Lee Dohyeon's chamber.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은은한 등불빛, 코를 찌르는 향 냄새.
Soft lamplight seeped through the cracks, and a strong scent of incense pierced his nose.

그는 문을 열었다.
He opened the door.

침대에 누운 사내, 그 얼굴은 너무도 평온했다.
The man lying on the bed wore a disturbingly peaceful face.

무길은 주저하지 않았다.
Mugil did not hesitate.

그의 손에서 칼이 내려왔고, 피가 튀었다.
His blade descended, and blood splattered.

그러나 죽음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But death did not come so easily.

이도현은 고통 속에서 눈을 떴고, 그 눈빛 속엔 두려움이 아닌 조롱이 담겨 있었다.
Lee Dohyeon opened his eyes in pain, not with fear, but with mockery.

"그래봤자 넌 또 하나의 괴물일 뿐이야."
"You’re just another monster now."

무길의 손이 떨렸다. 처음으로, 복수의 무게가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Mugil's hands trembled. For the first time, the weight of revenge bore down on his shoulders.

그는 피 묻은 칼을 내려다보았다.
He looked down at the blood-stained blade.

그 피가 이도현의 것인지, 자신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He couldn't tell if the blood was Lee Dohyeon's or his own.

방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엔 더 이상 분노가 아닌, 고요한 침묵이 드리워졌다.
As he left the room, not anger but quiet silence followed him.

그는 복수를 끝냈지만, 마음 한켠엔 끝나지 않은 전쟁이 남아 있었다.
Though revenge was complete, an unfinished war remained in his heart.

무길은 다시 산으로 향했다.
Mugil returned to the mountains.

피로 시작된 여정, 이제 그는 자신의 존재를 묻기 시작했다.
His journey began with blood, and now he started questioning his own existence.

복수가 끝난 자에게 남은 삶은 무엇인가.
What remains for the one who has finished vengeance?

무길은 아직도 답을 찾고 있었다.
Mugil was still searching for the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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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점 정리 (한국어)

부모의 살해자에게 복수를 가했지만, 유가 남지 않은 것을 가여지게 되는 아이 윤무길의 결정을 관찰한 회사.

📙 Summary (English)

Mugil took revenge on his family's killer, Lee Dohyeon, but was left with unresolved emotions. As he returns to the mountains, he begins questioning what remains after venge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