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6

6화. 검은 진실, 흰 그림자

■ 진실을 향한 첫걸음,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칼을 들고 있었다무길은 산을 내려왔다.복수라는 족쇄는 풀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그림자와 싸우는 싸움이 시작되었다.그러나 세상은 그에게 칼을 거두지 않았다.관복을 입은 관리들은 이미 마을 어귀를 에워싸고 있었다.이도현의 죽음은 단순한 사적 복수가 아닌, 관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고 있었다."윤무길은 국가질서를 흔든 죄인이다!"도방장이 외쳤다.무길은 싸우지 않았다.대신, 고요히 자리를 떠났다.칼을 들지 않고도 피할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은, 그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사라진 기록, 조작된 과거며칠 후, 무길은 옛 동료였던 정보꾼 '초연'을 찾았다.그녀는 이도현 가문의 기록과, 관청과의 은밀한 거래를 알고 있었다.“무길, 너에 대한 기록이 지워지고 있어.”..

소설 2025.05.17

5화. 산속의 잔향, 꺼지지 않은 불씨

복수는 끝났지만, 싸움은 이제 시작이었다■ 복수를 끝낸 자에게 남은 삶은 무엇인가윤무길.그의 이름은 이제 하나의 전설이 되려 하고 있다.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도현에게 복수를 마친 그는, 차가운 침묵을 남긴 채 산으로 돌아갔다.그에게 복수란, 단순히 적을 베는 행위가 아니었다.그 칼날 끝엔 분노와 함께 무력함, 고통, 외로움까지도 실려 있었다.■ 스승의 흔적을 찾아 떠난 무길무길이 향한 곳은 깊은 산속, 스승 칠성이 은거하던 작은 오두막이었다.십여 년 전 그에게 검술을 가르쳐 준 유일한 존재.하지만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책상 위엔 먼지 쌓인 종이 한 장과 말라버린 약초 몇 뭉치.그 종이엔 짧은 문장 하나가 쓰여 있었다."칼은 끝이 아니다. 네 안의 어둠을 베지 않으면, 다음 칼날은 너를 향할 것이다..

소설 2025.05.13

4화. 피로 물든 손, 검은 맹세 (Blood-Stained Hands, A Black Oath)

무길은 마을 어귀에 섰다.Mugil stood at the entrance of the village.십 년 전, 불길 속에서 모든 걸 잃은 그곳이었다.It was the place where he lost everything in flames ten years ago.그러나 이번엔, 두려움 대신 차가운 결의가 그의 눈에 서렸다.But this time, cold determination gleamed in his eyes instead of fear."무길아, 기억하거라. 네 칼은 정의가 아니다. 복수다.""Mugil, remember. Your blade is not for justice. It's for vengeance."칠성의 말이 가슴에 맺혀 있었다.Chilseong's words were e..

소설 2025.05.12

3화. 뒷산의 그림자, 피를 묻히다 (In the Shadow of the Back Mountain, Blood is Stained)

윤무길은 도망쳤다.Yoon Mugil ran away.그날 밤, 보름달은 평소보다 더 붉었고, 그의 손에는 낡은 단검 하나가 들려 있었다.That night, the full moon was redder than usual, and in his hand was an old dagger.열두 살 아이가 들기엔 버거운 무게였다.It was too heavy for a twelve-year-old boy to carry.하지만 피 묻은 손으로 그것을 놓을 순 없었다.But with bloodstained hands, he couldn’t let go of it.뒷산 깊은 곳,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토굴 속에 몸을 숨겼다.Deep in the back mountain, he hid inside an aban..

소설 2025.05.12

[조선의 밤을 가른 이름, 윤무길] 2화. 피의 길을 걷다

Episode 2. Walking the Bloody Path윤무길은 이황리를 떠난 후, 산과 들을 넘어 넓은 세상으로 향했다.Yun Mugil left Ihwang-ri and headed for the vast world, crossing mountains and fields.그의 마음속에는 결코 지울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었다.A deep anger that could never be erased was boiling inside his heart.어린 시절부터 마을 사람들의 고통을 목격한 그는, 더 이상 그들의 비참한 운명을 지켜볼 수 없었다.Having witnessed the suffering of the villagers since childhood, he could no longer..

소설 2025.05.12

[조선의 밤을 가른 이름, 윤무길] 1화. 피로 물든 보름달 아래

1화. 피로 물든 보름달 아래 (Under the Blood-Red Full Moon)조선 숙종 6년, 경기도 이천 장호원 이황리.Joseon Dynasty, King Sukjong's 6th Year, Janghowon, Iwhang-ri, Gyeonggi Province.서늘한 봄밤, 마을 어귀에 짙은 안개가 내려앉았다. 대지엔 침묵이 깔렸고, 어둠 속에 검은 그림자가 미끄러지듯 스며들었다. 산기슭에 자리한 초가집 하나, 그 안에서는 아기를 품은 여인이 진통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On a chilly spring night, thick fog descended on the outskirts of the village. Silence covered the land as dark shadows slith..

소설 2025.05.12